
오늘은 유난히 궂은 저녁, 곧 마감이라는 일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모아 둔 자료와 조사한 내용, 무엇보다 동료들과 서로 의논한 것들을 다시 살펴보다 보니, 과정의 중요성과 최종 결과에 이르기까지 밟아 온 모든 단계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시간을 정말 많이 들였다는 건 인정해요. 마감을 지키지 못할 거라고 확신할 정도였죠. 그런데도 이렇게 여기까지 왔어요. 이제 제출까지 한 걸음,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줄 수 있는 건 다 주었다는 느낌이에요.
이 모든 ‘고생’과 엄청나게 들인 시간에서 얻은 좋은 점은, 과정 전체의 한 단계 한 단계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며 집중했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에요. 칭찬이나 평가, 건설적인 비판을 받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맡은 일을 끝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됐던 노력과 각자의 헌신을 스스로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결국 저에게는 개인적인 문제가 되었어요. 저는 일을 대충 하는 것과 너무 쉬운 지름길을 아주 싫어해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최선의 결과를 내려고 애쓰고 있어요. 적어도 애는 쓰고 있지요. 예전에는 시간을 반으로 줄이려고 일부러 건너뛰던 필요한 과정을 하나도 빼먹지 않으려고 하면서요.
네, 저는 빨리 끝내고 싶어서 서둘렀고, 많은 것을,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어요. 요즘 깨달은 건, 제가 해 온 행동 전체와 쏟아부은 에너지가 저를 정확히 가고 싶던 곳으로 데려다주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그곳에 이르는 길 덕분에 저와 동료들 사이에 신뢰와 서로 존중하는 관계가 생겼어요. 어쩔 수 없이 한 프로젝트를 함께해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드문 일이죠.
이렇게 길게 서두를 꺼낸 건 이 말을 하고 싶어서예요. 요즘 새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면 다도 의식이 자주 떠올라요(이유는 묻지 마세요, 솔직히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도(차노유 또는 사도)에는 자신을 갈고닦는 길로서 과정 전체가 지닌 중요성이 담겨 있어요. 그곳에서는 모든 동작이 조화와 존중을 나타내고, 그 모든 것이 ‘느끼기’ 위해, 그리고 온전히 그 자리에 머물기 위해 이루어지지요.
제게 그것은 머릿속에 있는 어떤 계획이든, 생각하는 일과 그에 따른 행동을 완벽하게 요약해 줘요. 물론 이건 잘된 일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사실을 말하자면 요즘은 집중력을 잃기가 너무 쉽거든요.
다도는 목표를 뒤로 미루고 절차 자체를 중심에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기에 가장 의미 깊은 예일지도 몰라요. 저는 다도야말로 알맞은 비유라고 생각해요. 하나하나의 동작이 마음의 조화라는 결과로 이어지거든요. 일을 끝내고 만족과 긍정적인 감정을 얻을 때 느끼는 바로 그 조화요.
그럼 다도에 대해 조금 떠올려 볼까요.
이 의식 안에는 네 가지 기본 원리가 함께 있어요.
와(和, 조화)
게이(敬, 존중)
세이(清, 맑음)
자쿠(寂, 고요함)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일본의 차는 단순한 음료에서, 마음 안쪽을 들여다보게 하고, 손님과 주인을 이어 주며, 지금 이 순간을 음미하게 하는 경험으로 바뀌어요.
그런데 이 네 가지 원리를 정말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누군가는 자기도 모르게 실천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한번 생각해 봐요.

첫 번째 원리(와), 곧 조화를 일상에서 실천한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있는 환경 자체와 함께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가족을 위해 밥을 짓는 것 같은 단순한 행동을 통해 주변 환경(이 경우엔 우리 집)과 이어지려고 하는 거예요. 어떤 식으로든 ‘온기’를 느끼게 해 주는 물건을 사 보는 것도 좋고요. 그 온기는(말하자면) 차든 커피든 따뜻한 음료가 담긴 잔을 두 손으로 감쌀 때 느끼는 바로 그 온기예요. 거기서 위안을 얻고, 이런 말을 써도 된다면, 일종의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거지요.
두 번째 원리(게이), 곧 존중에 관한 원리는 가장 어려울지도 몰라요. 어떤 의미에서는 상대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친절과 경청을 소중히 여기도록 우리에게 요구하니까요.
직장에서 동료의 말을 누르거나 끊지 않고 들어 주며 대화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말로 다 못 할 장면들도 봤어요… 그래도 가끔은 그런 일이 일어나요. 다들 말하는 데만 급하고 듣는 데는 급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어쩌면 우리는 대화 상대에게 걸맞은 공경을 보이고 그 사람의 존엄을 인정하면서 나아가야 할지도 몰라요. 다도의 모든 도구를 더없이 섬세하고 정중하게 다루는 다도의 스승(차진)처럼요. 쉬워 보이죠? 그런데 전혀 쉽지 않아요.
세 번째 원리(세이), 곧 맑음은 정성껏 돌보는 데 있어요. 이건 우리 모두가 매일 실천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매일 의식처럼 집을 청소할 때요. 단순하고 습관 같은 동작이지만, 끝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네 번째이자 마지막 원리(자쿠), 곧 고요함은 오랜 연습 끝에, 모든 것을 힘들이지 않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되어서야 얻을 수 있어요. 영업 중의 혼란 속에서 주방 전체를 이끌며 침착함과 정확함을 ‘지켜야’ 하는 요리사의 일과도 이어지지요.
이제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직장에서 이 원리들 가운데 몇 가지를 더 현실적인 것으로 바꿔 볼 수 있어요.
회의 중이거나 커피 마시는 쉬는 시간에, 우리는 사소해 보이지만 앞으로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흔들 수 있는 행동을 해요. 상대를 존중하고, 최대한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 귀 기울이고, 쓸데없는 비판이나 쉽게 넘어설 수 있는 차이를 두고 벌이는 격한 다툼을 피하도록 애써야 해요.
그래도 더 따뜻하고 긴장 없는 직장은 이룰 수 없는 꿈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아요.
우리 가운데 긴장 없는 직장이나 학교를 만난 운 좋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얼마 안 될 거예요… 불평은 늘 있는 일이니까요.
그렇다면 잘된 일을 위한 좋은 조건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에게는 그저 이론일 뿐이고, 곧장 결과만을 겨냥하지요. 그래서 환경은 때로 숨이 막히더라도 그저 곁들이는 것에 지나지 않게 돼요. 그것도 아, 참 대단한 곁들이죠…
과정과 거기에 따르는 필요한 행동들에 힘을 쏟지 않으면, 어떤 것이든 자신을 받쳐 주는 관계망을 넓힐 수 없어요. 그리고 아마 마음의 이로움이나 개인적인 만족도 얻지 못할 거예요.
결국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하든 혼자 하든, 가능한 한 가장 좋은 결과를 위해 의도적으로 바탕을 다져야 해요.
교육 분야에서는 상호성이라는 어려운 영역을 키우기 위해 학습 과정에 특유한 일련의 단계와 활동을 실행해요. 바로 정말 잘 공부하는 방법을 한가운데에 두고, 최종 결과는 그다음에 생각하기 위해서예요.
이는 학생에게 동기를 주려고 개인에게 맞춘 학습 방법을 쓰는 단계들이고, 여기에는 교사든, 교육자든, 친구들이든 안내자의 꾸준한 도움이 포함돼요. 그들은 생각과 협력을 북돋우려는 모둠 활동을 통해 최종 목표에 이르도록 도울 수 있어요.
그렇게, 일어나게 하고 싶으면 일어나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주로 빨리 이루는 목표를 믿었어요. 하지만 애를 쓰는데도 가끔 과정 전체의 아름다움을 잊곤 하는데, 바로 그럴 때 다도의 단계를 떠올리려고 해요. 최종 목표를 향한 과정은 바로 작은 걸음들로 만들어지니까요. 알맞은 상황에서, 되도록이면 방해받지 않는 곳에서, 의식적으로 해 나가는 일련의 행동으로요.
여러분은 보통 어떤 목표를 위해 일해야 할 때 과정 전체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나요? 어떤 단계를 밟나요, 아니면 가장 짧은 시간에 이루려고 서둘러 나아가나요?